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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mm

가을엔





























입추가 지났다. 의례적으로 느껴지는 절기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놀랍게도 여름과는 전혀 다른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니 반갑기에 앞서 신기하기까지 하다. 옛사람들은 어떻게 '입추'를 정해 놓았을까? 

그제는 웬일로 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집을 나섰다. 아침의 공기며 빛깔은 푸르다. 가을엔 이 좋은 아침을 너무 자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가을엔 사랑하라는 인사말을 들었다. 사랑 말고 달리할 게 떠오르지 않아 그러겠노라도 답했다. 다가올 좋은 계절이 벌써부터 아련하고 아쉽고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