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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상 머뭇머뭇 거리다가 새벽을 맞는데 어느새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잠은 다 잤다. 더보기
518 그날 해괴한 세상이다. 어느 날 호텔에서 알바를 하는데 결혼식에 전두환이 수많은 경호원을 대동하고 하객으로 왔다. 내가 알기론 가끔 오는 손님 중 하나인 김영삼 전대통령도 모든 하객과 동일한 호텔 의자에 앉는데 유독 전두환에게만은 따로 소파를 내다 주어야 한다. 열명이 둘러 앉아 밥을 먹는 라운드 테이블에 자기 혼자 소파를 가져와 밥을 먹는 꼬락서니. 참 우습다. 수많은 시민들을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죽게 만든 장본인의 오만 가득한 웃음을 볼 때마다 피가 거꾸로 솟구쳤다. 쥐박이대통령은 3년째 올해 518에도 가장 바쁜 업무를 하고 계신가 보다. 한강이 죄다 흙탕물이 돼서 집무실에 틀어박혀 참모진과 어떻게 하면 여론은 틀어 막을지 노심초사하느라 바쁘신가? 정말 돌 맞을 것이 두려워서 인가? 그 부분은 .. 더보기
비온 뒤 지난주 며칠 동안 지독한 황사가 왔다 갔다. 흙비라도 좋으니 어서 빨리 비 한번 내려 하늘을 씻겨갔으면 하고 바랐다. 주말부터 비가 내렸다. 봄치곤 장마마냥 오래도록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했다. 비가 오는 날을 좋아하게 된 건 아마 고등학교 3학년쯤 이었을 거다. 비가 오면 시끄러운 세상이 빗소리에 묻혀 적막해 지는 고요가 좋았다. 비 오는 날의 도서관이나 아주 조용한 카페는 어디든지 좋았다. 비 온 뒤의 청명한 하늘도 더없이 기분 좋은 선물이었다. 그래 비 온 뒤의 하늘은 언제나 기분 좋은 그런 하늘이었다. 내일 오후 늦게 또 다시 황사가 온단다. 다시 비를 기다린다. 더보기
휴일 어린이 날과 초파일의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수많은 사람들의 외국 여행이 줄을 잊는 단다. 일본의 주요 호텔 객실들도 꽉꽉 찼다니 방사능이고 나발이고 기상청의 예보에 호들갑 떨었던 그런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더보기
꽃비 지난주엔 세찬 비가 내려 봄을 가득 담고 있던 남산의 꽃잎들을 앗아갔다. 다시 한번 비가 내려 황사로 얼룩진 우리 집 앞집 뒷집 좀 씻어 주었음 좋겠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