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서울 세계 불꽃 축제
사실 올해는 별로 불꽃 축제에 가기가 꺼려졌다. 작년에 굳게 했던 ‘연인과 함께 한다.’라는 결심이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위터의 니콘당으로 시작했던 모임이 1년에 한번 모이는 불꽃 모임으로 변하면서 1년만에 다시 모인 반가운 사람들을 외면할 순 없었기에 호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부지런히 이촌지구로 갔다. (http://mirasu.tistory.com/291 2010 서울 세계 불꽃 축제)
이번에도 무모하게 필카로 불꽃을 담는다. 작년에, 역시나 필카로 처음 불꽃을 담으면서 절실히 느낀 것이 여러 가지 기교를 잘 부려 깨끗하고 온전한 불꽃을 담기보단 필름 나름의 느낌에 충실하면서 아예 추상적인 불꽃을 담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다는 것이었다.
작년엔 위치선정과 구도에 대한 것들을 조금 알게 됐다면 올해는 조리개의 수치에 대해 나름대로의 결과를 내릴 수 있었다. 연기를 최소화 해야겠다고 생각 없이 조리개를 8~11로 설정하고 대부분의 사진을 찍은 것이 참 아쉽다. 특히 여러 사람들까지 프레임 안에 담기는 사진을 찍을 때면 최대 개방하여 사람들의 모습까지 잘 표현되게 찍어야 했다. 조리개를 저렇게 닫아버리니 주위 배경이 잘 표현되질 않아 광각의 장면엔 어울리지 않았다. 아니면 노이즈를 감수하고라도 최소 ISO 400~800은 돼야 더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필카를 선택하고 본연의 목적인 추상적인 느낌을 극대화 시킨 불꽃을 담으려면 노이즈가 효과적일 수도 있다. 언제나 경험이란 것은 소중한 재산이다.
첫 네 장인 벨비아 50을 제외하고는 모두 프로이미지 100 필름이다. 역시 네가티브 필름이 더더욱 추상적이라 맘에 든다. 남들처럼 아름다운 불꽃을 제대로 담을 능력이 안 되고 그리 재밌지도 않다. 앞으로도 무모하게 필름카메라를 들고서 이런 컨셉의 내 보기에 만족스러운 불꽃이나 담으련다. 물론 연인과 함께라면 사진기는 버려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