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사랑
미라수
2011. 12. 18. 00:34
아가가 달려와 안길 땐, 두어 걸음 남짓한 거리에서 온 힘을 놓고 푹 쓰러지듯 안겨버립니다. 상대에 대한 절대적 신뢰가 있어 가능한 일이죠. 의심 없이 믿어버리는 것.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가고 사람들을 만나고 사랑을 하고 직장에서 일을 하고 이렇게 저렇게 살아가다 보면 누군가를 온전히 믿을 수 있는 게 점차 어려워져요.
그렇지만..
아이처럼 그리 살고 싶어요.
가끔은 누굴 좋아한다는 게 덜컥 두려울 때가 있어요. 아무리 좋아해도, 깊이 사랑해도 다시 모든 걸 믿고 내어줄 수 있을까? 아이처럼 쓰러지듯 안길 수 있을까?
어렴풋이 알 것 같아요. 또 다른 사랑을 만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을. 그렇지만 그 사랑에게 또 다시 모든 것을 걸 수 있으리란 걸 말이죠. 좋아하지 않으면 만날 수 없어요. 믿을 수 없으면 사랑할 수 없어요.
- 아가가 달려와 안길 땐, 두어 걸음 남짓한 거리에서 온 힘을 놓고 푹 쓰러지듯 안겨버리더라.
상대에 대한 절대적 신뢰가 있어 가능한 일이리라.
의심 없이 믿어버리는 것.
아이처럼 그리 살고 싶다.
by @yes_ss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