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Austraila #06 어딘가로 떠나고 싶을 때

미라수 2012. 6. 26. 22:56






더 이상 네비게이션의 도움 없이도 출퇴근을 할 수 있게 됐을 때.

오른쪽에 있는 운전석이 어색하지 않을 때.

때때로 단골집에 맥주를 사러 갈 때.

늘 사진기를 들이대고 싶던 이국적인 집들이 이젠 특별해 보이지 않을 때.

너무나 당연한 나머지 시리도록 파란 하늘의 소중함을 잊고 있을 때.

길 위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인사를 주고 받을 때.

남의 집에 머뭇거리지 않고 신발을 신고 들어갈 수 있을 때.

능숙한 솜씨로 주유를 할 때.

럭비 경기장의 떠나갈 듯한 함성을 듣고 있을 때.

유독 떡볶이가 그리울 때.


그리고 다시 어딘가로 떠나고 싶을 때.


나는 지금 호주에 살고 있구나...


두 달이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