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생일이 언제예요?
미라수
2013. 4. 12. 00:09
East Perth
'내사람'들의 생일을 가장 먼저 적는 것으로 일기장을 채우기 시작합니다. 새롭게 추가되는 이름도 그러나 애석하게도 다음 해의 일기장에서 사라지는 이름들도 몇몇 있어요. 그들은 모를 테지만 나름의 내사람 차별화랄까요? 별나죠. 그렇게 적혀진 몇몇 아니면 일부러 생일 축하를 거의 잘 하지 않는데, 평소엔 별 관심도 없다가 페이스북이 등에 툭 던져지는 듯한 생일 날짜를 보고는 별생각 없이, 의례처럼 건네는 건조하기 그지없는 축하는 받는 것도 해주는 것도 싫어서예요.
생각처럼 쉽지 않은 '누구를 기억한다'는 행위는 어쩌면 상대방을 향한 가장 원초적이고 진실한 첫 마음가짐일는지도 모르겠어요. "생일이 언제예요?"라고 조금은 쑥스럽게 묻는 말이 얼마나 설레면서 뿌듯한 것인지 당신은 아나요? 생일을 묻고 싶은 사람을 만난다는 건 정말이지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