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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해장국 추억

양평군 개군면 장수해장국

 친한 지인이 치아 교정을 위해 매달 한번씩 양평으로 진료를 받으러 간다. 킹 오브 잉여를 달리고 있는 따분한 한겨울을 나고 있는지라 함께 짧은 여행을 가자 했다.

 작년 1월 30일이었으니 전역한지 일년도 채 되지 않았구나. 일년 만에 찾은 양평은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추웠고 아름다웠다.
일년도 더 된 어느 날 운행을 나와 함께했던 문관과 시골길가에 공룡 같은 육중한 차를 세워두고 허름한 해장국 집으로 들어갔었다. 창문을 열어두어 시린 겨울 바람과 함께 김 모락모락 나는 해장국을 먹었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깨끗하게 그릇을 비우고 문관에게 잠깐 밖에 좀 나갔다 오겠다하고 길 건너 슈퍼에서 소주 네댓 병을 사 차에 몰라 숨겨서 부대로 들어왔었다. 그 날 밤 열두 시에 일어나 소대 옆 노래방에서 후임들을 깨워 조촐한 소주파티를 즐겼었다. 잔이 없어 보급으로 나오는 맛스타 캔으로 잔을 만들어 원샷을 하니 금새 올라오던 취기. 아슬아슬함의 흥분과 행복함. 그 때 그 기억이 잠깐 스쳐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