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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1/3 지나간 날들




아주 가끔씩 글을 올렸지만 격한 감정의 상태나 억지로라도 블로그에 물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올렸던 것을 감안하면 정말 오랫동안 죽어있는 블로그나 다름 없었다. 학교와 알바를 병행하는 일상은 매우 바쁘기도 하지만 심히 게으른 주인 잘못 아니겠는가.
11년을 맞이하여 아직 이렇다 할 새해 계획도 못 새우고 미루고 미루다 보니 삼분의 일이 훌쩍 넘어가 이제는 후텁지근한 여름까지 느껴진다.
연일 계속되고 있는 누런 황사 속에 다가오는 여름까지 느낀 오늘의 오후에 어떠한 공포마저 느꼈다. 무기력하게 만드는 더위와 모기의 향연은 나를 두렵게 했다.

확고했었던 호주 행은 늘 가는 겨울이 아쉬웠던 마음과는 정 반대로, 오는 봄이 설렌 11년의 새로운 마음과 사랑이 일년 후로 미루거나 불투명한 미래로 만들어 버렸다. 하여 여전히 학교를 다니며 공강인 날과 주말에는 호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내다 보니 계절이 바뀌는 줄도 모르게 여기까지 와버렸지만, 천천히 뒤돌아 보자니 목적 없이 표류한 돛단배는 아니었나 보다. 여전히 수업들과 학교 생활은 따분하고 쓸데없는 돈 낭비로 여겨지지만, 주위에는 좋은 사람들로 더욱 가득해졌고 더욱이 서로를 끊임 없이 그리워하는 사람이 옆에 있기에 그걸로 족한 시기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