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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mm

비온 뒤



지난주 며칠 동안 지독한 황사가 왔다 갔다. 흙비라도 좋으니 어서 빨리 비 한번 내려 하늘을 씻겨갔으면 하고 바랐다.

주말부터 비가 내렸다. 봄치곤 장마마냥 오래도록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했다. 비가 오는 날을 좋아하게 된 건 아마 고등학교 3학년쯤 이었을 거다. 비가 오면 시끄러운 세상이 빗소리에 묻혀 적막해 지는 고요가 좋았다. 비 오는 날의 도서관이나 아주 조용한 카페는 어디든지 좋았다. 비 온 뒤의 청명한 하늘도 더없이 기분 좋은 선물이었다. 그래 비 온 뒤의 하늘은 언제나 기분 좋은 그런 하늘이었다.

내일 오후 늦게 또 다시 황사가 온단다.
다시 비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