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

고무적인 사실





하루가 꽤 길었다. 그러나 그 길었던 시간까지도 압도할 정도로 땀을 많이 흘리고 났더니 남은 건 암청색 셔츠 위의 허연 소금 자국들과 지독한 다리 통증, 맥주에 대한 갈증과 그리움..


상대적이겠지만 나름대로 불안한 여름을 살고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졸업과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월세 마련에 급급한 빈약한 여름철의 일거리들, 거기에 자꾸만 사람들을 밀어내려는 천성까지 더해져 뚜렷하지 못한 채 살고 있는 하루하루가 가뜩이나 지루한 여름철을 비루하게 만들어 내는 중이다. 얼마나 슬픈 일인가? 가뜩이나 눈부시게 맑은 날씨라고는 찾기 힘든 요즘인데.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어떤 목표가 절실한데, 목표란 것이 달성을 위한 과정도 쉽지 않지만, 목표 자체를 세우는 것 또한 매우 어려운 일임을 깨닫고 있다. 문제는 자꾸만 목표에 불필요한 욕심이 개입하려고 하니 지금의 희망이나 내일의 꿈이 변질되어 간다는 점.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탐욕인가? 지극히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는 것인가? 그도 아니면 열정의 문제인가?

고무적인 사실은 몇 권의 빌려온 책들이 있고 그러므로 내일이 기대된다는 점이다. 


갑자기 드는 궁금함인데 힘이 들어 그리운 걸까? 그리워서 힘이 드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