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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mm

비, 능소화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내 잠을 방해했던 것은 사그라질 줄 모르는 새벽의 더위였으나. 그제부턴 그것이 싸늘한 추위로 바뀌었다. 이불을 추스르기 위해 깨어보니 비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 비가 내리고 나면 거짓말처럼 계절이 바뀌겠지, 아마 조금 더 외로울 것 같아.란 생각이 잠결에 스친 것 같다. 


담장을 수놓던 능소화가 계절을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는 것처럼 이 길었던 여름도 말라간다. 잠옷을 꺼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