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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대화를 하고 싶어








이 밤, 대화를 하고 싶다. 어떠한 주제에 관해서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사실 극히 드물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생각해봐! 어떤 남자와 만나면 늘 여자 이야기. 어떤 선배와는 돈 이야기. 어떤 동창과는 직장 이야기. 스포츠, 최신 영화, 연애, 정치... 아... 이렇게 한쪽 주제만을 가지고 우리가 만남을 지속해야 한다면 미안하지만 난 당신을 진짜 친구로 여기지 않을 수도 있어요. 아니, 주제의 다양성이 나를 잠 못 들게 하는 이유도 아닌 것 같고 친구임을 판단하는 현명한 요소인 것 같지도 않다. 가만 생각해보니 늘 만나면 음악이나 문학, 또는 사진이나 어린 시절에 관한 대화를 반복해서 나누게 되는 사람들이 있고 나는 대부분 그들을 끔찍이 아끼거든. 나와 당신이 함께 사랑하는 것들에 대한 표현의 욕구가 잠 못 들게 하나? 표현의 욕구는 외로움의 또 다른 반증인가? 심지어 지금 써내려간 돌아이적인 생각들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싶어. 우리 조만간 술 말고 커피 마시며 얘기해요. 취한 대화는 지나치게 솔직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엔 거의 대부분이 무의미하고 기억도 나지 않을 소모적인 것들뿐이야. 아직까진 의미 없는 것들이 싫어.




2014.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