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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마음의 양식














어젯밤(이 아니라 그제군)에 네 시간쯤 자고 일어나 웬일로 한겨울 평일에 종일 촬영을 하다 왔다.

덕분에 너무 피곤하지만, 당장 해야 할 작업거리들이 있어 새벽 네 시를 넘긴 지금까지도 잠 못 자고 그대로 작업을 하는 중이다.

그러나 사실 작업은 한 5분 하다 금세 유튜브에서 콘서트 영상들을 넋이 나간 사람처럼 입 벌리고 쳐다보다를 반복하고 있는데, 사라장이 연주한 비탈리의 샤콘느가 헛짓의 시작이었고 이소라, 크랜베리스를 거쳐 에어로스미스와 푸 파이터즈까지.. 아 미치겠다. 내 작은 골방은 지금 음악 축제가 열린 것이다. 음악 없이 어떻게 사나? 난 못 산다.


아무튼, 이 말을 하려고 위의 사진을 올린 게 아닌데. 그러니까 나는 요즘 끽해야 일주일에 단편소설 한 편이나 겨우 읽을까? 지난가을부터 생계는 나를 좀처럼 놓아주지 않고 있고 여유는 돌이 되어버렸다. 어제는(아니 그제) 김작가님의 단편 소설집을 카페로 가져가 좀 읽다가 나중에 후기라도 남길 때 사용할 생각으로 비치된 서가에 끼워두고 사진을 찍어보았는데 그 옆에 나란히 붙어있던 책들, 노르웨이의 숲이나 무진기행, 그리고 까뮈의 이방인이 그렇게 어떤 양식처럼 느껴질 수 없는 거다. 지금 당장 마구마구 먹어치워야 살 것 같은, 생존을 위한 양식. 

우리는 당연히 먹어야 살 수 있지만, 듣기도 하고 읽기도 해야 비로소 살아지는 그런 존재, '사람' 아닌가. 그러니까 작업은 조금 미뤄도 괜찮기는 개뿔ㅠ 몇 시야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