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세린
늘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건 피부다. 어느 날 잠에서 깨어 화장실로 가는 몇 걸음이 으슬으슬 하다면,, 나도 모르게 돋은 얼굴의 각질들이 각질각질 질각질각 노래를 부른다면,, 불어오는 찬바람에 입술이 터 립글로즈를 바른 애인의 입맞춤이 애타게 생각난다면,, 그 땐 바야흐로 가을인 것이다. 20년을 살았던 부모님의 집에도, 여름이고 겨울이고 방학 때면 빠짐없이 지냈던 시골의 농장에도, 생각보다 바람 같이 지나갔던 군 시절의 관물대에도, 코딱지만한 고시원의 단칸 방에도, 눈물 한 방울 흘리고 온 베트남과 홍콩에서도, 지금 사는 미아리의 수해 경험 있는 꽤 넓은 반지하 집에도, 그러니깐 종합하자면 내 인생에 가장 오랫동안 함께 했던 것. 그것은 바로 바.세.린. Vaseline Inten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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